[기사입력일 : 2016-12-15 13:45]

나눔, ‘혼자’아닌 ‘우리’만이 가능한 일




 

‘나눔’이란 말은 이제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갈라 떨어지게 하거나 분류하다’라는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사회적 행위로서의 ‘나눔’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국회에 계류 중인 ‘나눔기본법’은 ‘나눔’을 “인간의 복지 향상이나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자발적으로 물적·인적 요소를 이전·사용·제공하는 일이나 그 밖의 공공복리에 도움이 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를 물적나눔, 인적나눔, 생명나눔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나눔기본법은 관련 단체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으나 적어도 나눔이란 행위를 개인과 개인 간의 단선적 관계가 아니라 공공과 복지라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파악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나눔은 전통적으로 ‘자선’이나 ‘박애’를 의미했다. 그러나 이 개념은 일방적이고 시혜적인 관계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나눔이 공유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래서 나온 대안적 개념이 상호 부조(mutual aid),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관계재(relational goods) 등이다. 나눔을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베푸는 일방적 행위’가 아니라 나눔을 통해 자원과 효용을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자신도 도움을 받는 사회 구성원 전체의 호혜적 행위로 파악하자는 것이다. 그런 개념의 발현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미국 부호들의 ‘기부 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나눔은 양적, 질적인 면에서 아직 미흡하다.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기부, 자원봉사, 이웃돕기 등 3개 문항으로 세계 145개국을 조사한 2014년 세계기부지수에서는 참여율 35%로 60위였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조사에서는 22위로 상대적 순위는 낮았다. 
그런가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해마다 달리 제작한 모금 광고의 인지도를 조사한 적이 있다. 결과는 춥고 배고픈 이웃을 도와달라는 ‘읍소형 광고’가 나눔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행위라는 ‘가치형’ 광고보다 기억에 남는다고 응답한 사람이 더 많았다. 이는 한국인들이 아직은 기부를 가난한 사람에게 연탄이나 김장을 전달하는 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모금단체들도 한겨울 모금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프레임은 깨져야 한다. 나눔은 이제 사회적으로는 국가가 책임지지 못하는 사회안전망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공간적으로는 국경을 넘어섰으며, 시대적으로는 민주화 산업화 정보화를 대체할 글로벌 담론으로 성장했다. 그러니 특정한 시기에, 한때의 기분에 따라 나눔에 동참할 때는 지나갔다. 살아가는 동안 계속되는 평생의 나눔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풀어야 할 선결 과제가 있다. 모금단체의 투명성이다. 돈을 얼마나 거뒀고,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알 수 없는 단체가 많으면 ‘나눔’이 아닌 누군가의 배를 채워주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모금 단체의 투명성과 자금의 효율성을 알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 또한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은 재산을 빼돌리려는 목적만 없다면 국가가 전향적으로 늘려줄 필요가 있다. 학교나 단체에서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는 교육도 꼭 필요하다.


한국의 나눔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나눔은 필연적으로 사회의 공유가치를 높이는 행위로 자리 잡을 것이다. ‘나눔’은 결코 ‘혼자’이룰 수 없는 ‘우리’가 되어야만 완성되는 사랑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기사입력일 : 2016-12-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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