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6-12-15 15:18]

<또바기 세상> “땀 한 방울이 만 원이디”




 

며칠 전 우연히 TV를 보다 KBS 1TV에서 방영 된 ‘다큐 공감’이란 프로그램을 마주했다.
평소 워낙 다큐 프로그램을 좋아하던 터라 저녁 준비를 뒤로 한 채 TV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남과 북, 그 가깝고도 먼 경계를 넘어 찾아 온 사람들. 바로 탈북 정착민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희망을 안고 찾아왔지만 정작 시작은 눈물이었다. 그렇게 실패와 좌절을 딛고, 가족이 되고 이웃이 되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그들에겐 특별한 무엇도, 감추어진 비밀도 없었다. 

(중략) “외로웠어요 고향 생각이 너무 나서. 자면 아들 생각이 계속 나고 꿈을

           꾸면  고향 꿈을 꾸고”
(중략) “주위 사람들이 말해요. 일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어떻게

           견디느냐고... 그런데, 같이 걸어가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중략) “어디 가도 공짜라는 것은 없어요. 내가 열심히 일을 해야 돼요”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저 열심히, 묵묵히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최선을 다해 살다보니 친구도, 가족도, 돈도 생기게 되었단다.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한 마디가 가슴 한 켠을 뻐근하게 자리 잡는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일까?
개인은 물론 가정과 기업, 공공단체, 국가와 사회 전체가 비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물들어 버린 곳.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모두가 올바른 가치를 잊은 지 오래고, 최선을 다해 땀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당하기 십상이다.
돈이면 만사가 해결된다고 믿으며,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윤리와 도덕마저 매장되어 버렸다.
돈을 벌 수 만 있다면 온갖 짓들을 마다하지 않으며, 남보다 더 갖기 위해서는 사람의 목숨조차 가치 없는 것이 되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기본 양심마저도 내팽개치는 사람들.
공인으로 자신의 신분마저 망각하고 파렴치한 행위를 자행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

사람이 아닌 돈이 세상을 지배하고 내가 살기 위해서라면 타인은 죽어도 좋다는 식의 비 윤리와 부도덕한 사회에서 약자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정직하게 땀 흘리는 모습 보다 허세와 한탕주의가 만연하는 시대, 이런 모습이 우리의 현 주소라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돈과 권력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울함 속에서 희망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성실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후회하며 마지막 역경을 극복하려는 의지조차 소진시켜 버렸다. 
결국, 삶의 불안은 설움이 되고, 설움은 노여움이 된다. 노여움은 자괴감으로, 그리곤 마침내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폭발해 자신을 해하고 남을 해하는 지경을 초래한다.
땀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당연한 결과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 스마일즈는 그의 저서 ‘자조론(自助論)’에서 ‘no sweat no sweet(땀이 없이는 행복도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누구보다 땀의 가치를 신봉한(?) 사람은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뤄진다’고 한 토마스 에디슨일 것이다. 천재란 ‘걸어 다니는 끈적끈적한 99%의 땀 덩어리’란 얘기다. 윈스턴 처칠 역시 땀에 대한 명언을 남겼다. 그는 1940년 5월13일 총리 지명을 받은 의회 연설에서 “내가 영국 국민에게 줄 것은 피와 고통과 눈물과 땀”이라고 외쳤다.
‘피, 고통, 눈물, 땀’의 네 가지 원소로 이뤄진 ‘고생’이라는 선물을 국민 모두에게 나눠주겠다는 말이었다.

문득, 프로그램 마지막 장면에서 뜨거운 비닐하우스의 열기를 견디며 딸기 모종을 매만지던 북한정착민 농부의 모습이 떠오른다. 비 오듯 흐르는 땀이 눈을 찌르며 시야를 자극하자 인터뷰하던 리포터가 물었다.
“이렇게 많은 땀을 흘리며 일하시면 힘들지 않으세요?”

 

예의 사람 좋은 머쓱한 미소로 답변하는 모습이 가슴을 때린다. 명언이다.
“이 땀 한 방울이 만 원이디”......


땀 한 방울이 만 원의 가치를 지녔음을 아는, 그런 날이 사무치게 기다려진다.

 

이보용기자 byleec@hanmail.net 




[기사입력일 : 2016-12-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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