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6-12-30 13:55]

<또바기세상> 마음사전




 

 

 

 

2016년을 마무리하면서 한 해를 어떻게 지냈는지 알고 싶어 1년 간 틈틈이 써 오던 일기장을 들춰 보았다. 마음에 무거운 돌덩이를 품고 살아온 것처럼 내내 힘든 한 해였음이 일기장 안에 고스란히 표현 돼 있었다.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늘상 재현되는 ‘의식’ 같은 행위가 있다. 새로 산 수첩과 달력을 펼쳐 놓고 한 해 동안 이루어야 할, 아니 이루기를 바라는 몇 가지 다짐들을 나열해 본다. 나름대로 선택해 놓은 단어들을 기록하며 한 달도 지나기 전에 뇌리에서 사라질 예정된 결과에 대한 두려움조차 모른 척 해버리는 뻔뻔함도 준비해 두었다.
새해가 되면서 내가 다짐하는 것은, 아무리 내 마음에 분이 쌓여도 그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분풀이하듯이 쏟아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어둡고 낮은 곳에서 자발적으로 살면서 더 낮은 곳으로, 더 어두운 곳으로 흘러가기를 소망하는 이들도 있을 텐데 내가 뭐라고 이렇게 발길질만 하려 했는지... 더 깊은 독서와 반성으로 새로운 삶을 다짐해 보기도 한다.

 

12월이 되면 핸드폰 속에 감추어놨던 주소록을 꺼내들고 지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수첩에 새겨 넣는다. 혹시나 모를 핸드폰 분실에 대한 막연함을 대비한 보험 수단(?)으로 시작된 일이지만 이로 인해 그동안 잊고 지냈던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갑자기 그리워지는 사람도 발견된다. 그럴 때면 그간의 뻔뻔한 소외를 뒤로 한 채 수화기를 들어 본다. 때론, 상대방 전화기로 울리는 벨 소리가 두려워질 때도 있다. 막상 상대가 전화를 받으면 딱히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망설임 없이 전화번호를 눌러대는 용기는 어디서 생겨난 것인지....아마도 마음 사전에 새겨진 이름 석 자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 이름 밑에는 ‘그리움과 익숙함’이란 뜻풀이가 있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속엔 나름대로 엮어 놓은 ‘마음사전’이 있다고 한다. 그 사전에 어떤 표제어를 얼마나 많이 새겨 놓았는지는 각자의 삶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표제어의 수가 많고 적음은 문제되지 않는다. 같은 표제어라도 어떤 사람의 사전에는 긍정적 뜻풀이가 가득한데, 어떤 사람의 사전에는 부정적 뜻풀이가 넘쳐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아마도 긍정적 뜻풀이가 많은 사람은 ‘풍요’와 ‘감사’ ‘소통’과 ‘공감’으로 삶이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 뜻풀이가 많이 새겨진 사람은 ‘분노’와 ‘불만’ ‘불통’과 ‘고집’으로 불안하고 막막한 삶을 살지도 모른다.
눈을 감고 내 안의 ‘마음사전’을 조심스레 펼쳐 보았다. 제대로 분류조차 되지 않은 갖가지의 표제어들이 즐비하게 나열된다. 품사도, 뜻풀이조차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많은 기억들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한다. 돌이켜 보면, 한 해 한 해 그렇게 의미 없이, 많은 눈물과 후회로 살아 왔다. 매년 같은 후회를 되풀이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2017년 내게 필요한 것은 ‘얼마 더 너그러워진’ 삶의 태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 너그러움이 나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 겨울바람 쌩쌩 부는 이 추운 계절에 함께 어깨를 부딪치며 살아가야 할 주변 사람들을 위한 것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다음 해에는 내 마음사전에 긍정적 뜻풀이의 표제어들이 가득 찰 수 있도록 말이다... 




[기사입력일 : 2016-12-3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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