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7-02-03 15:47]

<또바기세상> ‘히키코모리’의 계속되는 부활




<또바기세상>
‘히키코모리’의 계속되는 부활

 

“34세 Y씨의 방문은 하루에 네댓 번만 열린다. 70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밥 먹을 때나 화장실을 이용할 때를 빼곤 거의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중략)…고3이던 2001년 학업 스트레스로 자퇴했고 세 번의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계속 떨어졌다. 그는 의사와의 상담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방문을 잠갔다”고 했다.
 
오늘 아침 모 일간지로부터 발췌한 기사 내용 중 일부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은둔형 외톨이’란 사회성이 결여된 일부 특별한 사람들이거나 정신질환자(?)중 하나로만 치부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은둔형 외톨이’라는 말이 일반화됐다. 사실, ‘은둔형 외톨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는 1970년대부터 일본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1990년대 중반 은둔형 외톨이들이 나타나면서 사회문제로 떠오른 용어이다. ‘히키코모리’는 ‘틀어박히다’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의 명사형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다. 이어 방안에 틀어박혀서 철저히 홀로 지내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들이 우리나라에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니 이 또한 심각한 사회문제라 아니 할 수 없다. 더 큰 우려는 이 같은 은둔형 외톨이들이 남·녀 불문하고 대부분 청소년이나 꿈을 갖고 한창 일해야 할 젊은 층에 집중 돼 있다는 사실이다.

 

은둔형 외톨이가 어떤 환경에 의해 소외된 사람일 뿐, 정신병은 아니라는 견해에는 공감한다. 정신적 문제가 있어서 은둔형 외톨이가 된 것과 은둔형 외톨이어서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하겠다. 다만, 너무 오랜 세월을 밀폐된 공간에서 사육되다시피 지내다 보면 정신병적 문제로 발전하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우려된다. 3~4년, 심할 경우에는 10년 이상을 일체의 사회적 교류 없이 방안에 갇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도 있다고 한다. 그런 생활을 즐겨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러는 자신을 미워하다가 방어도, 대응도 모두 자포자기해 버린 절망의 상태가 된다고 한다. 무기력감, 의욕상실, 약간의 우울증. 이런 증상들은 히키코모리나 은둔형 외톨이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증상들로 과도한 학업, 취업으로 말미암은 스트레스, 학교 내 폭력이나 왕따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은둔형 외톨이가 늘어나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꿈을 안고 열심히 미래를 준비해 온 우리 젊은이들에게 불투명한 미래와 절망감만을 안겨준 무능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실패가 가장 큰 주요 원인이라 생각된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학교를 졸업하고 쏟아져 나오는 청년 10명 중 1명이 3년 이상 ‘실업자’로 살고 있다니 그야말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정부의 일자리 창출 실패에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이들이 실업자로 내몰리고 있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제때 취업 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은둔형 외톨이가 늘어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이러한 불안정한 고용제도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하겠다. 거듭된 취업 실패 때문에 삶의 목표를 상실하고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자의든 타의든,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는 일부는 어쩔 수 없는 그들만의 또 다른 선택은 아니겠는가. 물론 취업문제와는 상관없이 개인적인 성향으로 은둔형 외톨이를 고집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일부 학자들은 핵가족화로 말미암은 이웃, 친척들과의 단절,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한 급속한 사회변화, 학력 지상주의에 따른 압박감,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데 따르는 심리적 부담감, 갑작스런 실직, 사교성 없는 내성적인 성격 등 여러 요인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또한, 은둔형 외톨이는 나약한 낙오자가 아니라 어쩌면 냉정한 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피해자 일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목표가 결여된 삶은 모든 의미를 빼앗아 간다. 그러니 목표를 세워야 한다”라고 한 빅터 프랑클의 논리에 따른다면 당연히 그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아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은둔형 외톨이가 얼마나 되는지 아직 정확한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에게 대체 무엇을 바라고 원하겠는가마는 그러나 이제는 정부가, 가족이, 이웃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임이 분명하다. 은둔형 외톨이들의 문제가 그저 개인의 문제일 뿐이며, 아직은 소수 문제라고 외면하지 말자. 정부는 그들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 찾아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들에게도 나름의 목표를 세우게 하고, 하고 싶은 분야에서 자아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래서 잃어버린 삶의 주도권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사회 문제로 떠올랐던 ‘은둔형 외톨이’는 이제 장년이 되어서까지 우리 사회에서 고통 받고 있다. 장년의 외톨이 문제는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지금처럼 정부가 계속 손을 놓고 있다가는 그들은 언젠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목숨을 끊거나 폭력성을 드러내 사회에 심각한 범죄로 되갚아 줄 것이다. 하루속히 은둔형 외톨이의 계속되는 부활을 막아내야 한다.




[기사입력일 : 2017-02-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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