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일 : 2019-03-11 10:27]

평택대의 이상한 채용기준




 

“기독교인만 채용해요”
평택대의 이상한 채용기준
인권침해·종교의 자유 억압
헌법·국가인권위법 무시하는 평택대
‘비리사학’ 꼬리표 뗄 수 있나 의문


평택대학교가 직원을 채용하면서 특정 종교의 신자들만 지원하도록 응시자의 종교를 제한해 물의를 빚고 있다.

평택대학교는 지난 2월 20일과 3월 7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각각 신규 계약직 직원과 연구원을 채용하는 공고를 낸 바 있다. 채용분야는 인사노무와 법무행정을 비롯해 보안 및 네트워크 관리자 등이다. 평택대는 채용공고를 통해 ‘정통 기독교 교단 소속의 교회에서 교인등록을 하여 출석하고 있는 기독교인’만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자격을 제한했다. 모집분야는 모두 특정 종교의 신자가 아니라도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었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응시자격 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평택대는 자체 채용지원서 양식을 작성해 제출토록하면서, 학력과 경력뿐 아니라 출석교회 및 소속교단 그리고 신급까지 구체적으로 기입하도록 하고 있었다. 채용지원서와 함께 제출하도록 한 자기소개서는 신앙고백의 내용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강요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더해 별첨서류로 교인증명서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평택대는 지원서류에 신앙을 기입하도록 한 것도 모자라 출신학교까지 기재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최근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들에서도 소위 ‘스펙’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방식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와 역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평택대와 같은 기독교 계통의 대학들이 채용과정에서 응시자의 종교를 제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어왔다. 비상식적인 채용관행으로 비기독교 신자들의 응모의지는 처음부터 꺾였다. 비기독교 신자가 지원서류를 접수하면, ‘자격요건 미달’이라는 이유로 서류접수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평택대학교 관계자는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지원은 가능하지만, 전형에서는 고려될 것”이라고 말해 특정 종교를 가지지 않은 지원자에 대한 차별이 있음을 시인했다.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채용기준에 대해 신은주 평택대 총장의 해명을 직접 듣기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이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평택시의 채용공고와 관련해 한 지역주민은 “특정한 종교를 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은 특정한 종교를 가졌다고 차별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라면서 “시급히 개선돼야할 적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학내정상화가 된지 얼마 안 된 것으로 아는데 구태와 악습이 또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는 모집, 채용 등 고용에 있어 합리적 이유 없이 종교를 특정한 사람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기독교 계통 대학들의 잘못된 인사관행에 대해 일관되게 고용차별로 판단하고 있다. 특정 종교를 가르치거나 직원이 맡게 되는 업무가 특정 종교와 관계가 없어도 단지 재단이 특정 종교를 건학이념으로 세웠다는 이유만으로 고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이와 관련한 유의미한 시정권고 사례가 있다. 지난 1월 인권위는 몇몇 기독교 대학들이 종교를 이유로 성소수자 강연회를 허가하지 않거나 시설 대관을 막아 기본권을 침해하는가 하면, 건학이념을 구현한다는 이유로 기독교인만을 채용해온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대학에 종교의 자유와 대학의 자율성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장애인·소수 인종·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배제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다“면서 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기독교 대학들이 ‘종교의 자유’를 억압했다고 시정권고를 한 것인데, 이에 반발하는 기독교 대학들은 도리어 인권위가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헌법상 보장된 사립대학의 자율성을 근거로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초한 교육에 관여할 교직원의 임용 조건에 대해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종교 차별을 시정하라’는 주장은 사립학교의 계약에 대한 위법한 간섭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대학들의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을 지적하면 종교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항의하는 식이다. 사립대학의 자율성을 명분으로 교육의 공공성을 뒷전으로 밀쳐버리는 모순에 빠진 것이다.

평택대는 지난해 말까지 학사비리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평택대는 사학비리와 전 명예총장의 법정구속, 학생정원 감축 등으로 2년여간 어려움을 겪어오다 금년 초 들어서야 겨우 정상화가 시작됐다. 적폐청산이라는 기치를 내걸면서 힘겹게 취임한 신은주 총장이 인권을 침해하고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채용규정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강길모 기자

 




[기사입력일 : 2019-03-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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